다가오는 日 현금화 '시한폭탄'…다시 불 붙은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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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日 현금화 '시한폭탄'…다시 불 붙은 한.일전
  • 한국지사편집팀
  • 승인 2020.08.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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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의 의미…현금화 위한 국내 사법절차 본격화

한국과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싸고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서 패소한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를 집행하기 위한 사법절차가 4일부로 본격화 되기 때문이다.

실제 현금화 집행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한일 양국 간 간극이 워낙 커 외교적 해법을 내놓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양국 모두 '전면전'을 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오는 4일 0시 부터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PNR(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한국 내 합작사) 주식 8만1075주에 대한 채권압류명령 효력이 발생한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이 지난 6월 일본제철에 보낸 '채권압류명령 결정' 공시를 일본제철이 받은 걸로 간주하는 절차(공시송달)를 통해서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이 2018년 내려진 배상판결(1인당 1억원씩 배상)을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5월 해당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신청을 했다. 이에 우리 법원이 압류명령을 내렸으나 그간 이 명령을 일본 기업에 전달해야 하는 일본 외무성이 수령·전달하지 않았다. 일본 측이 압류명령 확인을 늦추며 현금화를 위한 사법절차가 지연되다가 '일본제철이 압류명령을 받은 것으로 치는' 절차가 이번에 이뤄진 것이다.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를 위한 한국내 사법절차가 본격화했다는 의미다.

다만 4일 부로 현금화가 곧바로 되는 건 아니다. 국내 법적 절차가 아직 남아있다. 압류명령과 별도로 주식매각명령이 진행되는데, 이 매각명령이 내려지기 전 자산 감정과 매각 관련 기업에 대한 심문이 진행돼야 한다. 감정은 압류된 PNR 주식을 현재 시장에 팔았을 때 얼만큼의 가치를 갖는 지를 따져 보는 절차로,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걸로 본다. 심문 역시 일본제철 측이 불응하면 지연될 수 있다. 포항지원이 진행 중인 현금화 절차 외 2건의 일본 기업 자산압류·매각 절차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실제 현금화 집행 시점은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으로 현금화 이행 시점이 늦춰 시간을 번다 해도 그 사이 외교적 해법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자국 기업이 배상에 나서는 걸 반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원고측이 제기해 이뤄진 사법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중 어느 한쪽도 입장을 굽히기 어렵다보니 올해 하반기 한일 외교 이벤트들을 계기로도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COVID-19)로 최종 개최 여부가 불투명 하긴 하나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연말께 의장국인 한국에서 열릴 차례다. 이 경우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것으로 보이나 진전 없는 회담이 될 공산이 크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경우, 매해 8월 24일(매년 종료 3개월 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난해 11월 '종료통보의 효력 발생을 정지' 시킨 상태라 올해엔 별도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일본이 이 시점 전 '보복'에 나선다면 정부가 종료를 통보할 수 있지만, 일본측이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종료 유예'의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외교적 해법을 찾기 어렵다 보니 한일 양국 정부 모두 '현금화 이후'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일본은 자산 매각명령을 기점으로 경제보복을 본격화할 수 있다. 시점은 우리 법원이 매각명령을 공식화할 수 있는 내년 초쯤이 거론된다. 수출규제를 한 3개 품목 중 한국의 자급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공정용 레지스트 등에 대한 수출제한을 강화하거나 제한 품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 일본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는 등 한국 정부도 이미 현금화 상황을 상정한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이미 한일 양국 모두 현금화 이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쪽으로 기운 것 같다"며 "양측 다 외교적 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질 한일 양국 내 여론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반한 기류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며 한일간 긴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반일 기류가 강화된다면,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극일'에 더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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