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기후 변화 대홍수' 20년 전 부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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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기후 변화 대홍수' 20년 전 부터 대비
  • 한국지사편집팀
  • 승인 2020.08.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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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강수’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한국 기상청과는 달라
정부, 기후 변화 시대의 홍수 대책 보다 견고히 수립 약속

영국은 한국과 달리 20년 접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대홍수 등을 대비해 왔다. 올 홍수는 지구 기후변화로 인한 것으로 영국과 같은 대비책이 부러울 따름이다. 

54일째 이어진 역대 최장기간 중부지방 장마가 지난 16일 끝났다.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만 42명에 이르렀고, 수천 명의 이재민과 천문학적인 재산 피해를 남겼다.
 
‘500년 빈도의 홍수’가 현실화되자 기상 예측을 전담하는 기상청, 물 관리의 주무부처인 환경부 모두 부랴부랴 “기후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다짐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달리 영국은 20년 전부터 기후 변화에 기인한 자연 재난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기상 관측 사상 가장 강수량이 많았던 2000년 가을에 겪은 홍수가 계기였다. 
 
대홍수 직후 영국 기상청과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1년간 연구 끝에 2000년 홍수가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의 결과물이란 결론을 얻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2004년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미래의 홍수 위험도를 예측한 〈미래의 홍수(Future Flooding)〉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 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데이비드 킹은 발간사에서 “지금의 정책으로는 홍수 위험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될 것”이라며 “모든 방면에서 위기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의 홍수〉보고서는 기상·기후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경제, 정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60명이 모여 만들었다. 피해예측과 함께 정책 방향까지 제시했는데, 2080년의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네 가지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홍수의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당시 매년 8억 파운드(현재 약 1조 2448억원) 정도 소요되던 홍수 관리비용이 22억 파운드(3조 4234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2004년 수준의 홍수 대책으로는 해마다 14억 파운드(현재 약 2조 1785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시 홍수의 가능성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단시간에 한 곳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 배수‧하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침수에 취약해지는 지역이 지금보다 4배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명피해도 늘어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당시 영국 내 침수 위기에 처한 인구는 1600만명이었지만, 2080년까지 2300~3600만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다.

보고서 발간 이후 영국은 기후 변화 대응에 착수했다. 영국 기상청엔 기후 변화를 전담하는 대규모 부서가 설치됐다.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을 제정했다. 국제적인 대응에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각국 영국대사관에 ‘기후변화팀’을 만들었다.
 
2014년 1월 평년의 3배가 넘는 강수량에 의해 큰 홍수가 발생하자, 금융권 등 민간부문도 기후변화 대응에 나섰다. 영국중앙은행 총재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석탄·석유·천연가스 자원 절반은 그대로 묻어둔다는 가정에 따라 금융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영국 상공회의소도 기후변화 대응에 동조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와 대응은 매일 이어지는 기상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장마 기간 엇나가는 한국 기상청의 예보에 지친 일부 시민들이 스마트폰 앱 등으로 노르웨이 기상청의 예보를 찾아봤다. 
 
노르웨이 기상청은 기상 예보에 기후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고위도 지역에 위치한 해양국가란 지리적 특성 때문에 북극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극지방과 북극해 등의 기후·기상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기상청이 올해 여름 날씨가 일반적인 예측과 달랐던 가장 큰 요인인 북극의 온난화 상황을 기상 예측에 활용해 정확도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에도 기후 변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후과학국'이 있다. 그러나 기상청의 관심이 실생활 날씨예보에 몰려있다 보니, 기후과학국은 주로 장기 계절예보나 세계기상기구(WMO)의 기후 변화 동향에 맞춰 국내 현황을 분석하는 업무 등이 중심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분석이 기상 예보에 반영되기는 어려운 구조다. 또한 기상청이 극지·해양에 대한 테이터·분석을 활용하는 노르웨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관련 정보가 기상청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김지석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는 “한국은 2000년대 초부터 초강력 태풍이나 대형 홍수를 겪었지만 시설물 대비만 했을 뿐 기후 변화로 인한 미래 예측은 없었다”며 “반면 영국은 1997년 도쿄의정서 이후 기후 변화가 생소한 개념일 때부터 홍수 등 기상현상에 인한 피해를 다각도로 예측하고 이를 실제로 대비했다”고 말했다.

김지석 스페셜리스트는 “한국 정부도 물난리가 날 때마다 군 장병의 '구슬땀’으로 피해 복구만 하고 마는 식에서 벗어나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의 위험성을 예측하고 실질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꾸준히 연구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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