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 도박’ 통했나… “우주여행 비용, 러시아보다 크게 낮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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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주 도박’ 통했나… “우주여행 비용, 러시아보다 크게 낮출 것”
  • 문경춘 한국지사장 mgc3322@daum.net
  • 승인 2020.11.17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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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16일 오전 ISS 향해 유인 우주선 발사
우주수송 위해 러시아에 1인당 1000억원 냈던 미국
9년만 성과 … 민간 주도로 자립화, 가격경쟁력 확보
"스페이스X ‘전매특허’ 로켓 재활용 기술이 핵심"

미국과 러시아 가운데 우주수송 사업의 주도권은 어디로 갈것인가...?

16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경쟁력 있는 자국 민간기업을 키워 우주수송 사업을 주도하려 한 미국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우주 상업화를 위해서는 발사체(로켓)와 우주선을 이용해 우주공간에 인력과 물자를 운반할 우주수송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은 9년 전인 2011년 지구 저궤도로의 진출을 민간에 맡기는 ‘상업 승무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민간의 기술혁신을 통해 우주수송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이 결정은 미국에게 일종의 도박이었다. 이 동안 정부 차원에서의 관련 연구가 중단돼, 필요한 우주수송을 경쟁국인 러시아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6개월마다 자국 과학자들을 지구 밖 300~400km 거리에 있는 ISS에 보내고 데려와야 하는데,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빌려 탈 경우 지불해야 하는 운임비는 좌석당(1인당) 약 1000억원으로 알려져있다.

스페이스X는 정확한 운임 비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작년에 "화성에 가는 비용이 50만달러(약 5억 5400만원) 이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지내며 한국형 로켓 나로호 발사 사업을 이끌었던 김승조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를 두고 "스페이스X가 이번 임무에 최종적으로 성공해 NASA 등의 우주수송을 맡게 될 경우 운임비가 현재 시세(1000억원)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적어도 머스크가 언급했던 화성 운임비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비용 측면뿐만 아니라 미국이 다시 자국 로켓으로 사람을 우주에 보낼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가 이처럼 운임비를 낮출 수 있는 비결은 1회 700억원 규모의 제작·발사 비용이 들어가는 로켓을 재활용하는 기술 덕분이다. 팰컨9 로켓의 1, 2단 중 9개 엔진이 탑재된 1단은 발사 후 상공에서 분리돼 지상으로 떨어져 수거, 향후 재활용된다. 로켓 재활용은 높은 화력으로 인해 엔진의 내구도가 손상되지 않도록 추력을 정교하게 조절해야 하는 등 난이도가 높은 기술로 평가받는다.

안재명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유인 우주선은 무인 우주선보다 안전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에 더 정교한 로켓 기술이 요구된다"며 "우주선에 사람을 태우고도 로켓 재활용 기술을 구현한 건 높이 인정받을 만하다"고 했다. 김 교수도 "NASA도 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스페이스X가 사실상 유일하게 이 기술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미 예견됐던 미국 주도의 민간 우주시대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빨리 찾아올 전망이다. 안 교수는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유인 우주선의 시험비행에 성공했을 때 이미 민간 우주시대를 열었다"며 "이번에는 NASA의 공식임무를 처음으로 수행함으로써 그 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우주 진출 사업은 아직까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나로호 후속 로켓인 누리호를, 2022년에는 국내 첫 달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후속으로 2022년부터 민간 로켓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사업이 준비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이를 위해 향후 3년간의 우주개발과 각종 규제 완화를 위한 계획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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