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평가 받았던 러시아 백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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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평가 받았던 러시아 백신 "급부상"
  • 프리마미디어코리아
  • 승인 2021.02.0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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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 92% 효과 입증에 세계가 난리
그동안 서방 세계에서 무시당해

러시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가 92%의 효능이 입증되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ㆍ독일 등 유럽연합(EU) 주요 국가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다 유럽 내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달리면서 곳곳에서 접종 중단 사태가 빚어지자 그동안 서방 세계에서 무시당했던 러시아와 중국 백신으로 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EU의 백신접종계획이 위태로워지자 러시아와 중국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러 나설 참이다”라며 “러시아는 유럽의 심장부에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회담에 나섰고, 양국은 유럽 외곽부터 경쟁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면서 정치적인 명성을 쌓아올리려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조롱받던 러시아 백신이 유럽의 구세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회원국은 지난해 연말 백신 접종을 일제히 시작했지만 접종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 받은 인구 비율은 스페인 4.3%, 이탈리아 4%, 독일 3.8%, 프랑스 2.9% 등이다. EU를 탈퇴한 영국은 17.3%, EU 비회원국인 세르비아는 7.7%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은 자국이 개발한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미국 화이자 백신을 동시 접종하고 있고, 세르비아는 EU가 승인하지 않은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와 중국 시노팜의 백신을 도입했다.  
 
유럽의 접종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 때문이다. 

EU가 선구매한 백신은 15억회분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회원국에 공급된 백신은 약 1290만회 분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지난 4일 코로나 백신 공급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언급하며 “러시아와 중국 제조사들이 모든 자료를 제출해 투명성을 보이면 다른 백신처럼 (EU로부터)조건부 판매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랜싯에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임상3상 결과를 공개하며 세계에 ‘제2의 스푸트니크 쇼크’를 안겼다. 미ㆍ소 냉전 시절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며 서구 사회에 충격을 준 것 같은 일이 60년만에 재현됐다.

논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지난해 9월7일~11월 24일 만 18세 이상 1만9866명이 참여한 임상시험이 진행됐고, 91.6%의 백신 효과를 나타냈다. 백신을 21일에 걸쳐 두번 맞은 1만4964명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16명(0.1%)였다. 위약(가짜백신)을 접종한 4902명 중에선 62명(1.3%)이 감염됐다. 백신 접종 그룹에서 중증 환자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4명이 사망했지만, 연구팀은 “백신과 관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분석했다.
 

스푸트니크V는 ‘바이러스 백터’ 방식의 백신이다. 코로나19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 주형(틀)에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한국에서 접종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ㆍ얀센 백신과 같은 방식이다. 스푸트니크V는 분말 제품으로 보관할 경우 2~8도에 냉장 보관 가능하고, 액상은 영하 18도에서 6개월 가량 보관 할 수 있다. 화이자처럼 영하 70도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백신에 비해 운송과 보관이 편리하다.  

스푸트니크 V는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90% 이상의 효과를 가진 세계 세번째 코로나19 백신이 됐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3상 결과가 없는데도 푸틴 대통령이 성급하게 승인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는데 좋은 저널에 리뷰를 거쳐 실렸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스푸트니크 V를 새롭게 보는 상황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선구매한 나라들이 백신을 먼저 받을 것이고 우린 뒤에 받게 될텐데 정부가 계획한대로 백신이 들어올 지 불확실성이 있다”라며 “백신 공급 대란 와중에 뒷짐만 지고 보고 있기 보다는, 러시아 백신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서 위탁 생산하면서 우리나라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소규모라도 진행해서 우리 자료를 만들면 신뢰를 쌓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험 설계 방식과 실시 시기ㆍ장소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백신 임상시험에서 성능을 맞비교하는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화이자의 95%와 스푸트니크V 91.6%를 숫자만 놓고 비교하긴 어렵다. 인종ㆍ연령 배분, 연구ㆍ검증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연구가 지난해 11월 끝나 최근 확산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러시아 백신과 비교하면 중국 백신은 아직까지 국제적인 평가를 받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중국은 시노팜, 시노백, 캔시노 바이오로직스 3개사가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노팜 백신은 지난해 7월, 시노백은 올 초 사용 승인했다. 두 곳의 백신은 ‘불활화 백신’이다.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항원으로 체내에 주입해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이다.

일본뇌염 사백신, A형 간염백신과 같은 방식이다. 바이러스만 확보하면 신속한 개발이 가능하고 제조방법이 단순하다. 중화항체 유도가 우수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바이러스가 원료인 만큼 생물안전등급이 높은 생산시설이 필요하다. 세르비아에선 이미 시노팜 백신을 접종하고 있고, 헝가리와 멕시코도 사용 승인을 냈다. 시노팜은 자사 백신이 79% 효과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시노백의 경우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는 각각 91%와 65.3%의 예방효과, 브라질에서는 50.38%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임상 3상 결과를 담은 논문이 공개된 적이 없어 효과와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ㆍ중국 백신 개발 단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양동교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4일 브리핑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과 관련해 현재 도입계약을 위한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정은경 질병청장은 시노팜 백신에 대해 “현재 백신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50% 이상의 예방효과를 기준으로 제시한 바가 있다”며 “(시노팜의) 79%의 예방효과가 어떻다고 제가 개인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중국의 백신 개발을 외교채널을 통해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지난해 9월 정부의 백신 도입 계획을 공개하며 “이상반응이 굉장히 낮고 효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식약처를 통해 시노팜의 백신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고, 좋다고 판단되면 선구매 할 수 있도록 협의채널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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