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집 값 거품 없어진 이유 한국도 그 안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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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집 값 거품 없어진 이유 한국도 그 안에 "답" 있다
  • 문경춘 한국지사장
  • 승인 2021.04.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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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인구 감소 늙어가는 한국...일본식 버블붕괴 전철 우려
한국, 생산가능인구 줄고 인구 감소...집 값은 오히려 급등하는 이유는?
집 가격 인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걸까...?
집 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이 1990년대 버블붕괴 이후 20년 이상 주택 가격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도쿄의 아파트 타운 모습.
집 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이 1990년대 버블붕괴 이후 20년 이상 주택 가격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도쿄의 아파트 타운 모습.

 

세계적으로 집 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에서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1990년대 버벌붕괴 이후 20년 이상이나 주택 가격이 장기 침체돼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에다 고령화가 주 원인으로 지적되 있는 가운데 한국의 미래 주택시장도 이웃 일본의 전철을 밣을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3년간 집값이 폭등하고 있지만 일부 유튜버를 중심으로 ‘집값 폭락론’이 퍼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폭락론의 근거 중 하나가 인국 급감에다 고령화에 의한 일본식 버블 붕괴론이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17년 3,757만 명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인구가 3만3,000명이나 줄어들면서 사상 첫 자연감소가 발생한 것이 큰 이유로 보인다.

일본에서도 저출산·고령화가 1990년대 버블 붕괴와 부동산 장기 침체에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인구 결정론’이 유행했었다. 대표적인 학자가 일본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시무라 기요히코(西村淸彦) 도쿄대 명예교수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도 고령화에 따라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구 요인으로 일본은 2040년 주택 가격이 2010년에 비해 46% 폭락하고 한국, 중국도 40~50% 떨어질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하지만 일본 주택 가격 장기 침체의 원인은 저출산·고령화만이 아니다.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정책 실패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일본 주택 공급량은 인구 감안 미국의 2배, 영국의 2.6배라는 분석이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주택 가격 상승과 하락이라는 사이클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일본의 주택 시장만 침체가 장기화된 이유는 고령화 보다는 주택 공급이 ‘비탄력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경우, 2000년대 평균 156만 가구가 공급됐고 가격이 급등했던 2005년 착공 주택 수가 200만 가구를 넘었다.

금융 위기로 집값이 급락한 2010~2013년에는 평균 66만 가구로 공급이 급감했다. 반면 일본은 1980년대 연평균 공급 가구 수가 136만이었는데, 버블이 붕괴한 1990년대 오히려 144만 가구나 공급됐다.

미국은 공급 급감이 가격 반등으로 이어졌지만, 일본은 ‘공급 폭탄’이 가격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은 2000년대 들어서도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도심은 물론 신도시에서도 재건축·재개발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일본 인구 1000명당 착공 주택 수(2018년 기준)는 7.5가구로, 미국(3.8가구)의 거의 2배, 영국(2.9가구)의 2.6배이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일본이 494채로 한국(412채)과 미국(421채)보다 더 많다.

또, 많은 지진으로 인한 중고 주택 불신이 과잉 공급을 초래한 것도 그 이유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노무라경제연구소는 2018년 13.6%인 빈집 비율이 2033년에는 30%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신축 신앙’이 과잉 공급의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일본인들이 신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축 주택을 선호하는 것은 지진이 빈발하는 일본의 특수성이 원인이다. 신축 주택이 중고 주택보다 ‘내진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일본의 중고 주택 거래량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2018년 기준)은 14.5%로 미국(81%), 영국(85.9%), 프랑스(69.8%)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임대용 주택 대량 공급도 공급 과잉의 또다른 원인이다. 농지를 택지로 바꿔 임대주택을 지으면 절세할 수 있고 ‘제로 금리’ 상황에서 임대 수익을 낼 수 있어 연간 30만~40만 가구가 꾸준하게 공급되고 있다. 노자와 지에(野澤千絵) 도요대학 교수는 ‘주택 과잉 사회의 말로’라는 책을 통해 일본 자치단체들이 ‘인구 유치’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건축 규제를 완화, 임대주택이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 소멸 위기 소도시도 땅 값 급등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2013년 이후 도쿄 지가가 상승한 데 이어 전국적으로 토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구결정론’이 흔들리고 있다. 돈 풀기를 통해 엔화 약세와 경기 회복을 유도한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방 도시로 토지 가격 오름세가 확산됐다. 특히 엔화 약세와 동남아 비자 발급 완화 등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835만명에서 2019년 3188만명으로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오사카, 후쿠오카 등 지방 대도시는 물론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했다는 일부 지방 소도시들도 땅값이 30~40% 뛰고 호텔, 주택 건설붐이 불었다. 인구 감소를 외국 관광객으로 보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생산 가능인구 감소해도 캐나다는 오히려 집 값이 급등 하는 등 일본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는 곳도 있다.

한국 부동산은 정말 일본처럼 될 것 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SK증권이 제기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는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도 부동산 가격은 상승 패턴을 보였다.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은 이민을 통해 인구 감소를 막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체 인구 중 이민자 비율이 독일 12.8%, 영국 9%, 이탈리아 8.5% ,프랑스 6.9% 등으로 일본(2%)보다 훨씬 높다. 2010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하락세로 돌아선 캐나다는 지난 10년간 집값이 두 배 정도 올랐다. 중국인 이민과 외국인의 주택 투자가 집값을 급등시켰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캐나다 정부는 향후 3년간 120만명의 이민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민으로 발생하는 사회 갈등을 우려, 인구 감소를 선택한 유일한 선진국이라는 비판을 받던 일본도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민’ 자체를 금기시했던 일본은 2019년 ‘외국인 인재 유치와 공생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5년간 34만5000명의 외국인 기술 인력을 유치하기로 했다.

시미즈 지히로(清水 千弘) 니혼대학 교수는 ‘인구 감소·고령화가 주택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가’라는 논문을 통해 ‘인구 감소를 방치할 경우, 2040년 절반 이상 지자체의 주택 가격이 40% 하락할 것이다. 그러나 이민 확대, 정년 연장, 여성 고용 확대 등의 대책으로 주택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지대 이상영 교수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주택 재고가 부족한 데다 규제로 공급도 줄어 일본처럼 집값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블 악몽을 겪은 일본은 초저금리에도 집을 안사고 월세살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의 경우 신축 분야에 작년 1.7%만 올랐다. 

‘코로나 불황’을 막기 위해 돈 풀기 정책을 펴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상당수 국가에서 지난해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일본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하는 수준에 그쳤다.

일본 부동산 조사기관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도권 신축 분양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6,084만엔(6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평균 1.7% 올랐다. 버블기인 1990년(6,123만엔)에 이어 사상 두 번째 높은 가격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가격 상승은 아파트 분양가가 30년 전 가격보다 더 낮았다. 이는 일본 부동산의 장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일본 부동산의 이같은 큰 변화가 미래 한국을 보는 바로미터가 될 공산이 크다는 이유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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